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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 ‘넥스트클럽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넥스트클럽)이 수탁한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종교 예배를 드리는 등 종교 행위를 벌여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박스쿨과 함께 늘봄학교 관련 활동을 해 ‘대전판 리박스쿨’이라 불리는 넥스트클럽은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 세종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아동·청소년 관련한 기관 위탁을 맡고 있다.
이날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넥스트클럽이 수탁받은 대덕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8월 삼성화재 보험설계사 개소하면서 같은 달 14일 근무시간 중 ‘개소 예배’를 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원실이 입수한 영상을 보면, 센터 직원과 넥스트클럽 관계자들뿐 아니라 넥스트클럽의 다른 수탁기관 관계자들이 예배에 참석했다. 장 의원은 영상에서 이 기관 센터장이 영상 촬영자를 향해 “저희가 기관에서 종교활동이 안 돼 가지고”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이들이 종교활동이 부적 서브프라임모기지란 절함을 알고도 예배를 강행했다고 짚었다.
장철민 의원은 국감에 출석한 원 장관을 향해 “넥스트클럽의 위법한 행위들은 성평등가족부와 대한민국 전체 행정시스템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수탁기관에서의 종교활동 등 위반사항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센터 운영 내용과 형식 전반에 걸쳐 확실한 조사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장 의원은 또한 넥스트 학자금대출 원리금균등상환 클럽이 지난해 ‘성폭력 예방 성품 성 지도사 교육과정: 3기 강사 양성과정’ 등을 홍보하며 “여성가족부 인가 교육전문기관”이라는 허위정보를 팸플릿에 표시하는 등 정부 부처 이름으로 공신력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넥스트클럽은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의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았을 뿐이며, 성평등부가 교육전문기관을 인가하는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생활의 지혜 넥스트클럽이 수탁받은 기관 중 하나인 청소년성문화센터의 경우 성평등부 소관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지자체를 통해 운영되며, 성평등부가 매년 센터 운영지침을 전달한다.
장 의원은 지난 2022년 ‘넥스트클럽 성품 성교육 강사 교육’에서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 “여가부가 북한과 연결돼 있다” “모든 돈이 구리암사대교 좌파로 넘어가기 전에 가져와야 해서 만든 단체” “양성평등기본법 법체계 안에 직접 들어가서 그들의 예산을 따와야 하는 것” “기도의 사람들이 학교 현장을 밟아 주셔야 한다” 등의 발언을 인용하며, “성교육 강사 양성 과정이라는 방식으로 현실 왜곡을 넘어선 수준의 이야기를 하는 단체에 대해 행정조치를 못 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성교육의 종교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교육에서 “(포괄적 성교육은) 가정을 파괴하고 하나님의 공동체를 파괴하기 위한 사탄의 전략”이라는 등 포괄적 성교육 대신 ‘성경적 가치’에 기반한 교육을 강조하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포괄적 성교육은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넘어서 생애주기 동안 성과 관련한 모든 경험을 포괄하자는 취지로 유네스코(UNESCO)가 권고하는 내용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적극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장관) 취임 뒤에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못했던 점은 사실”이라며 “(넥스트클럽과 관련한) 사업에 문제점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는 여가부에서 성평등부로 확대·개편된 뒤 처음 열린 것으로, 부처 개편 결과 성평등정책관실 주무 부서가 성평등정책과가 아닌 성형평성기획과인 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성형평성기획과는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남녀 성차별 인식 차이’ ‘남성 역차별’을 다루는 부서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수천 년 동안 쌓여 온 구조적 성차별 문제가 있고 성평등부는 이를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남성이 느끼는 역차별 문제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몇 번의 발언 과정에서 지금 성평등부가 방향을 약간 혼동하시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한 “성평등부가 아니면 구조적 성차별을 개선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 무엇이 우선순위이고 무엇에 더 역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지 성평등부 장관이 분명하게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도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혹여나 아직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겪는 승진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묻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성평등부의) 기본적인 정책 과제는 구조적 성차별 해소라는 것에 대해 흔들림이 없다”며 “(역차별 관련해서는) 공론의 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해를 높여서 공존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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