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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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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고층빌딩서 무차별 총기난사...4명 사망
숫자로 보면 더욱 충격적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관련 사건은 6만 건 이상, 하루 평균 100건이 넘습니다. 총기 난사 사건만으로도 2024년에 260건 이상이 발생해 277명이 사망하고 1132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미국 총 판매점에 진열된 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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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또 다른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27세 셰인 데본 타무라(Shane Devon Tamura)라는 남성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사흘간 미국 대륙을 횡단해 뉴욕에 도착한 후, 오후 6시 30분경 맨해튼 파크애비뉴 345번지 44층 고층 건물에서 M4 소총을 난사했습재무상담
니다.

이 건물에는 블랙스톤, NFL 본부, KPMG 등 주요 기업들이 입주해 있었죠.
범인은 과거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을 앓고 있다며 자신의 뇌를 연구해달라는 3페이지 분량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그는 NFL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하며 5층에 있는 NFL테크윙 주식
사무실을 노렸지만, 실수로 33층 루딘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가서 범행을 저지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디다룰 이슬람(36세)을 포함해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손오공게임
현지 경찰이 출동해 있다.

이는 단순히 범죄 문제를 넘어 미국 사회의 깊은 뿌리와 연결돼 있습니다. 모든 것은 17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2조는 “잘 규율된 민병대가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보유하고가희 주식
휴대할 국민의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30여 년 전 제정된 이 조항이 21세기까지 그대로 미국인들의 총기 소유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죠.
당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직후였고, 정부에 대한 견제와 자기방어가 절실했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머스킷 총 한 발을 장전하는 데 30초가 걸리던 그 시절과 반자동소총이 난무하는 현재 사이에는 엄청난 기술적 격차가 있습니다.

미국 총기 보유량, 美 전체 인구 수보다 많아

미국 수정헌법 제2조.

미국 내 총기 보유량은 약 4억 정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조사(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이 총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여러 정의 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총기는 미국에서 하나의 거대한 산업입니다.
Smith & Wesson Brands(SWBI), Sturm, Ruger & Co.(RGR) 같은 상장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죠. 매년 총기 관련 매출은 200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총기 제조뿐만 아니라 관련 액세서리, 안전장치, 탄약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죠. 미국의 ‘자기방어 시장’ 전체 규모는 연간 5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총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오히려 총기 판매량이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도 나타납니다. ‘총기 규제가 강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미리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총기 규제가 이토록 어려운 걸까요?

전미총기협회(NRA).

첫 번째 이유는 강력한 로비 단체의 존재입니다. 전미총기협회(NRA)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로, 5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1년 NRA가 로비에 지출한 금액은 420만 달러(약 54억원)에 달하고, 2010년부터 총기 찬성 후보에게 1억4000만 달러(약 1814억원) 이상을 지원해 왔습니다.

NRA는 총기 소유권에 긍정적인 순서대로 국회의원에게 A~F 등급을 매기는데, 등급이 낮으면 총기 규제 찬성파 후보에게 의석을 빼앗길 수 있죠.
정치인들이 총기 규제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선거에서 낙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계의 암묵적 룰이었죠.
두 번째는 주마다 다른 규제 수준입니다. 미국은 50개 주가 자치권을 가진 연방국가입니다. 각 주는 자신만의 헌법과 법률, 사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기 소지, 운반, 구매 등에 대해 주가 독자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죠.
뉴욕이나 캘리포니아는 상대적으로 강한 총기 규제를 시행하지만, 텍사스나 플로리다 같은 주에서는 매우 느슨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방 차원의 통일된 총기 정책 수립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엄격한 주(뉴욕, 캘리포니아 등)에서 총을 사기 어려우면, 느슨한 주(텍사스, 조지아 등)에서 구입한 뒤 몰래 가져오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FBI 통계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압수된 총기의 70% 이상이 외부 주에서 유입된 것이죠. 그래서 ‘총기 규제는 구멍 난 양동이’라는 비유가 자주 쓰입니다.

미국민에게 총은 ‘생존’을 위한 필수품
어린이 20명과 성인 6명이 사망했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2012년), 58명 사망과 546명 부상으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였던 라스베가스 총기 난사(2017년) 등 대형 총기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죠.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난 직후 학생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대피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매번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죠.

미국인들에게 총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닙니다. 시골 지역에서는 스포츠나 수렵의 도구로 여겨지고, 도시에서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으로 인식됩니다.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깊어질수록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이 강해집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총기 소유가 실제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총기를 소지하면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인식과 달리, 총기 소유 증가가 오히려 총기 살인율을 높입니다.
한 NBER 논문에 따르면, 총기 소유율 증가가 미래의 총기 살인율 증가와 유의미하게 연관돼 있고, 비총기 살인률과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가정 내 총기 사고나 충동적 범죄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이 총기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만큼 총기 소유를 개인의 권리로 신성시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미국의 독특한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이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총기 없는 미국을 상상할 수 있을까?
결국 이 문제는 단지 총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의 정체성, 정치 구조, 문화적 가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현상입니다. 헌법 수정, 정치 개혁, 문화적 인식 변화, 경제 구조 조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D.C의 의회의사당.

일단 미국 헌법을 수정해 총기 규제를 강화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일단 헌법 수정 제안에만 미 연방의회(하원과 상원) 각각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또는, 50개 주 중 3분의 2(34개 주)의 주 의회가 요청하면 헌법개정 회의(컨벤션)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수정 제안 이후 비준은요?전체 주의 4분의 3(현재 38개 주) 이상이 주 의회 혹은 각 주별로 소집된 비준 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런 높은 정족수 때문에 실제로 헌법 개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총기 없는 미국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변화는 느리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총기 문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안전, 전통과 변화, 경제적 이익과 공공의 안녕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살아봐야 보이는 진짜 미국. 뉴욕특파원 홍성용 기자가 직접 경험하고 해석한 미국의 돈 이야기. “미국 월세는 왜 이렇게 비싸고, 중고차는 어떻게 사며, 프리스쿨은 왜 월세보다 더 비쌀까?” 직접 체험한 미국살이의 모든 것을, 한국인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