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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동아투위 위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아투위 50주년 기념 행사를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박서연 기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는 오늘 결성 50주년 행사를 끝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50년 동안 매년 3월17일 동아일보 앞에서 열었던 규탄 집회는 더 이상 열지 않습니다.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 자격 이제 동아투위는 영원한 동아투위로 남아 후배들의 자유언론실천 투쟁을 응원하고 격려하겠습니다.”

동아투위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지막 공식 행사인 <동아투위 결성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 동아투위 위원들과 고인이 된 41명 위원의 유가족, 언론계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신한저축은행박정희 정권은 1974년 긴급조치 1·2호를 선포해 유신헌법에 대한 부정적 논의를 불법화했고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을 봉쇄했다. 그해 10월23일 송건호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은 서울대 농대생 시위 관련 기사 게재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됐다. 동아일보 기자 180여명은 다음날인 10월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다. 그러자 박정희 정권은 기업과 기관들에 중계수수료 동아일보 광고철회 압력을 가했다. 박정희 정권의 광고 탄압으로 동아일보는 백지발행이 이어졌다. 박정희 정권은 동아일보 경영진을 통해 핵심 기자들을 해고하는 방식을 계획했다. 그리고 1975년 3월17일 113명의 기자를 해직했다. 다음 날인 1975년 3월18일 113여명의 해직기자들은 동아투위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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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수 이명순 동아투위 위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성명서를 낭독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동아투위 위원들은 함께 성명서를 낭독했다. 양한수 위원은 “우리에게 1975년 3월17일은 씻을 수 없는 설정비면제 상처와 트라우마로 남았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은 50년 전 술 취한 폭도들이 창문을 깨고 편집국 방송국으로 난입하던 장면을 2024년 12월3일 계엄군이 국회 본관의 유리창을 깨부수는 장면으로 다시 보게 된 것”이라며 “윤석열의 계엄포고령 3항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반세기 전 유신정권의 언론탄압에 몸서리쳤던 우리가 그 끔찍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고 물었다.

양한수 위원은 “해직 이후 우리는 정권의 취업 방해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경찰과 중앙정보부의 감시와 체포 구속 징역 등으로 수난이 끊이지 않았다. 강제해직 후 6개월간 지속한 출근 투쟁, 2명의 동료와 10명의 동료가 구속됐던 청우회 사건과 민주인권일지 사건, 1980년 지식인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위원이 남영동에서 고초를 겪은 일 등 70~80년대 우리의 삶은 독재정권과의 투쟁 그 자체였다”며 “그런 속에서도 동아투위는 민주언론운동협의회 결성과 말지 발간, 한겨레신문의 창간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일보의 진심어린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명순 위원은 “동아일보의 진심어린 사과를 거듭 요구한다. 고인이 된 마흔 한 분과 생존자 모두를 대상으로 합당한 명예회복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언론인 대량 축출에 대한 해결 없이 동아일보가 어찌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정권에 굴복해 언론인 113명을 대량 해직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과 한번 없었다는 것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동아일보가 더욱 분발해 민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1960년~1970년대 그때 동아의 명성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밝혔다.
정치인들에게도 호소했다. 이명순 위원은 “현행 방송 관련법은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정치권 모두가 한마음으로 방송 관련법의 개정에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이 황폐화되는 흑역사를 언제까지 반복해야겠나”라고 했다.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권영자 초대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50년간 한국언론사를 부여잡고 고생했다. 그만큼 보람 있는 삶을 살아내셨다고 자부해도 좋다. 우리의 자유언론실천선언과 언론노조 운동은 한국언론의 방향타가 됐다. 이제는 후배 언론인들에게 그 짐을 넘기고자 한다. 한국의 자유언론이 건재하도록 지키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해동 목사가 17일 오후 동아투위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을 한 뒤 부축받으며 단상에서 내려가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연대 발언에 나선 1934년생인 이해동 목사는 부축을 받으며 단상 위에 올랐다. 이해동 목사는 동아투위 위원들을 향해 “나이가 들어서 걸음이 불편하다. 50년이라는 세월을 참 착하게 살아오셨다. 이 땅의 자유언론 실천을 위해 여러분이 겪은 시련과 고통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여러분의 그 삶은 고난의 삶이었지만, 그 고난은 참으로 우리 역사를 언론사를 새롭게 하는 수난의 고난이었다. 참 착하게 사셨고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당시 같은 수난을 겪고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함께 일궈낸 조선일보 해직 선배들께도 같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오늘 행사를 끝으로 동아투위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당분간 그 뜻은 못 이루실 것 같다. 선배님들께서 지금까지 계속해오신 투쟁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의 투쟁으로 승화돼 그 절정에 달하고 있고 그 최전선에서 힘과 용기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자유언론실천재단은 동아 조선 해직 50주년을 맞아 <우리는 아직 거리에> 책을 발간했다. 김동현 동아투위 위원은 “해직된 후에 각자 방식은 다르지만 정말 고달픈 삶을 살아왔다. 살아온 게 아니라 버티고 생존해왔다. 50년이 돼도 감감 무소식이니 늦어도 너무 늦었다. 우리는 역사에 완전범죄는 없다는 걸 밝히고 싶어 책을 펴냈다. 다만 아쉬운 건 먼저 돌아가신 41명 선배님의 이야기를 담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