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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최근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미국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줄줄이 폭락했다.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서다. 특히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가 많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액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13일~1 모바일바다이야기 1월12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 상위 50위 중 9개가 가상화폐 관련 종목이었다. 이 8개 종목의 순매수액을 합하면 11억8726만달러, 한화로 약 1조7444억원이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골자로 하는 지니어스법에 서명한 걸 계기로 가상화폐 관련주 주가가 폭등하자 매수세가 몰렸다는?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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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9개 종목 중 순매수액이 가장 컸던 건 비트마인이머전테크놀로지(이하 비트마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기간 3억883만달러(약 45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순매수 규모로 보면 전체 4위다. 비트마인은 릴게임골드몽 이더리움 비축 기업으로, 350만개에 달하는 이더리움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약 2.9% 수준이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인 비트팜스도 7249만달러(약 1064억원)어치 순매수됐다. 서학개미 자금이 강하게 유입된 이들 종목은 최근 한 달간 큰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마인은 28.64%, 비트팜스는 46.25% 떨어졌다.
바다이야기오락실 개별 종목이 아닌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 서학개미도 많았다. 레버리지 ETF는 가상화폐나 관련주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만큼 하락장에서의 손실도 배로 커진다. 이더리움 가격을 두배로 따르는 '2X 이더(ETHU)'에 한 달간 2억6560만달러(약 3896억원)가 몰렸는데, 같은 기간 이 ETF 가격은 40.2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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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렉스 2X 롱 비트마인 데일리 타깃 ETF 수익률


비트마인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티렉스 2X 롱?비트마인 데일리 타깃(BMNU)'과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흐름을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스트래티지 데일리타깃(MSTU)'에도 각각 1억8285만달러(약 2682억원)와 1억1666만달러(약 1711억원)가 순유입됐다. 이 상품들도 한 달 새 50% 넘게 하락했다. 5076만달러(약 744억원)를 끌어모은 '2X 솔라나(SOLT)'도 50.57%의 낙폭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폭등하며 관심을 보았던 가상화폐 새내기 주들도 약세다. 스테이블코인을 발생하는 서클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37.22%,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불리쉬는 23.59% 하락했다.
가상화폐 관련주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한 데 이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까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진 것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가상화폐는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의 유동성이 커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사진=로이터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매집 기업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비트마인은 최근 4만4036개의 이더리움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더리움 보유 기업인 샤프링크게이밍도 1만9271개 이더리움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지도 비트코인 487개를 더 매수했다.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날 종료되면서 가상화폐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같은 정책 변화가 향후 투자심리 개선의 핵심 열쇠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Fed의 향방을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매크로 환경의 명확한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반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