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약자는 설 자리 없는 국제정치
자기 목소리 낼 공간확보 필요
주변국 계산도 제대로 읽어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 손오공게임 이터=뉴스1


최근 타카이치 일본 수상이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뒤 중일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은 "레드라인을 건드렸다"고 강한 경고를 내놓으며 외교 압박을 높이고, 일본은 발언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양국 간 신경전은 계속 고조되는 분위기다. 두 나라의 야마토무료게임 주장은 단호하고 계산은 치밀하다. 그러나 이 문제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대만의 목소리는 국제사회에서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번 사안이 보여주는 가장 냉정한 장면이다.
중일 갈등 속에서 타카이치의 발언에 대한 대만 당국의 반응을 요약하면 '조심스러운 환영'이다. 공식적으로 일본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표현의 수위는 철저히 바다신릴게임 조절한다. 일본의 역할 확대가 중국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있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갈등을 과도하게 자극할 경우 역풍이 거셀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한다. 대만이 안보와 경제라는 두 현실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하는 이유다.
대만 사회의 반응은 더 복잡하다. 안보 위협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일본이 도와 릴게임모바일 줄 수 있다면 좋다"며 안도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경제 의존도가 높은 계층이나 기업들은 "대만을 둘러싼 강대국 간 신경전이 오히려 우리 삶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무역·투자·공급망 등 대만 경제는 중국과 깊이 얽혀 있어, 긴장 고조는 경제 리스크로 돌아온다. 이처럼 대만은 자신의 미래가 달린 문제에서조차 안보 강화와 위험 증폭이라는 상반된 감 바다신게임 정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대만이 처한 구조적 한계와 약점을 가장 잘 드러낸다. 대만의 진짜 고민은 일본의 '개입 여부'보다 자신들의 운명이 주변 강대국의 전략 계산 속에서 어떻게 소비되는가라는 점이다. 대만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들은 중국·미국·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이루어지지만, 대만은 그 결정 과정에 깊이 개입하기 어렵다. 본인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서조차 완전한 주도권을 행사하기 힘든 것이 대만이 가진 구조적 취약성이다.
이번 사안이 던지는 동북아 국제정치의 함의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일본의 발언은 더 이상 일본이 '비군사적 평화국가'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사건이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역내 안보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시에 대만 문제는 더 이상 미·중 양강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일본이 '세 번째 변수'로 부상하면서 대만해협은 다자적 안보 문제의 중심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동북아의 전략적 긴장은 이미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 상황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까. 동북아에서 한국은 대만처럼 강대국 간 전략 경쟁의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때때로 우리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해 왔다. 중일 갈등 속에 놓인 대만을 보면서 한국이 배울 점은 세 가지다.
첫째,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낼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대만이 겪는 소외는 '국가의 생존과 안보는 스스로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일깨운다.
둘째, 위기를 둘러싼 주변국의 계산을 정확히 읽는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레드라인을 강조하며 일본을 압박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일본 견제를 위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 역시 중국의 군사 압박 강화에 대응해 ‘대만 유사시 개입’이라는 신호를 통해 미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따라서 주변국의 행동을 감정이나 선언이 아니라 구조적 이해로 분석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중일 갈등이 한국 안보 환경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적극적 안보 역할 확대는 한국에게 기회이자 부담이다. 협력 가능성도 커지지만, 한중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한국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균형감 있고 세밀한 시각을 요구받는 이유다.
이번 중일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외교전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대만이라는 작은 섬이 거대한 전략 경쟁의 중심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있다. 그리고 그 장면은 한국에게 조용하지만 분명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국제정치는 약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목소리를 낼 기회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한양대 겸임교수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