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春秋)시대 오(吳)나라 왕 수몽(壽夢)에게는 아들 넷이 있었다. 수몽은 그중 가장 현명한 막내 계찰(季札)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으나, 계찰은 예법에 어긋난다며 한사코 사양했다. 수몽은 계찰에게까지 왕위가 전해지게 하려고 형제에게 차례로 이어가라고 유언했다. 이에 따라 첫째인 제번(諸樊)과 둘째 여제(餘祭)를 거쳐 셋째 여매(餘?)가 왕이 됐다. 여매는 동생이 뒤를 잇도록 당부했으나 계찰이 도망쳐 버렸다. 결국 여매의 아들 료(僚)가 왕위에 올랐다.제번의 아들 광(光)은 여기에 큰 불만을 품었다. 광은 초(楚)에서 망명해 온 오자서(伍子胥)와 가깝게 지냈다. 야마토게임연타 오자서는 알고 지내던 전제(專諸)라는 용사를 광에게 소개하니 광이 잘 대접해 주었다.그로부터 8년 뒤에 초의 왕이 죽자, 초를 정벌하려던 료가 제후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계찰을 진(晉)에 사신으로 파견했다. 그리고 동생 개여(蓋餘)와 촉용(燭庸)을 출정시켰다. 그러나 초의 작전에 말려들어 오의 대군은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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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훈 - 문화평론가，국립대만대학 중문학 박사，전 서울신문 기자，전 서울여대 교수



이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광이 전제를 불렀다. “찾지 않으면 무엇을 얻겠소(不索何獲)? 내가 진정한 왕의 후 한국릴게임 계자이니 지금 이를 찾으려 하오. 계찰 숙부가 오시더라도 나를 폐하지 못할 것이오.” 전제도 지금이 왕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라고 호응했다.광은 집안의 굴실(窟室)에 군사를 숨기고 연회를 마련해 왕을 초대했다. 왕은 궁궐에서 광의 집까지 군사를 배치하고 연회에 참석했다. 연회 도중 광은 발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굴실로 들어가 전제에게 구운 물고기 뱃속에 비 야마토연타 수를 숨기고 들어가도록 했다. 왕 앞으로 간 전제가 비수를 꺼내 찌르니 왕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와 동시에 곁에 있던 호위병들이 창으로 전제를 찔러 죽였다. 이어서 매복 군사들이 들이닥쳐 왕의 호위병과 측근을 모두 처치했다. 광은 이렇게 왕위에 올라 후일 합려(闔廬)라 불리게 됐다.기원전 515년의 일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자객의 이름이 온라인릴게임 전설제(?設諸)로 기록돼 있으나,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에는 전제로 적혀 있다. 사마천(司馬遷)이 이를 ‘자객열전(刺客列傳)’에 두 번째로 실으면서 전자의 내용을 보충하고 주인공 이름은 후자를 따랐다. ‘오태백세가(吳太伯世家)’와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도 이 일이 언급돼 있다.후한(後漢) 전기의 조엽(趙曄)은 ‘오월춘추(吳越春秋)’에서 당시 왕을 찌른 비수를 ‘어장검(魚腸劍)’이라 칭했다. 물고기 뱃속에 감추어 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칼의 이름이다. ‘회남자(淮南子)’의 ‘수무훈(修務訓)’ 편에서 ‘순구(純鉤)’와 함께 명검의 대명사로 불렸다.
겁박해 땅 돌려받은 조말그로부터 167년 전 ‘자객열전’의 서두를 장식한 조말(曹沫)의 사건이 있었다. 노(魯)나라 장군 조말은 제(齊)와 세 번 싸워 모두 패했다. 겁이 난 군주 장공(莊公)은 땅을 떼어주고 화친을 청했다. 장공은 조말이 패장임에도 여전히 군사를 맡기고, 조약을 맺으려고 제의 환공(桓公)과 가(柯)라는 곳에서 만났다. 두 군주가 단상에서 맹약을 마칠 때 조말이 갑자기 뛰어 올라가 비수를 들이대며 환공을 겁박했다. 좌우 신하들도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환공이 물었다. “그대가 무엇을 하려는가?” 조말이 대답했다. “제는 강하고 노는 약한데, 대국이 소국을 침범함 또한 심합니다. 지금 노의 성이 무너지면 바로 제의 국경을 누를 것이니, 군주께서 살펴주소서.” 환공은 어쩔 수 없이 빼앗은 땅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조말은 비수를 던지고 단에서 내려 신하의 자리로 돌아갔다. 노한 환공이 약속을 어기려 하자 관중(管仲)이 말렸다. “작은 이득을 탐해 스스로 기뻐한다면 제후의 신뢰를 버리고 천하의 도움을 잃게 되니 주어야 합니다.” 이에 환공이 빼앗은 땅을 모두 돌려주었다. 조말은 세 번의 전투에서 잃은 땅을 모두 되찾았다. 이 일은 ‘제태공세가(齊太公世家)’와 ‘노주공세가(魯周公世家)’에도 언급돼 있다.이처럼 상대에게 위협을 가해 약정하도록 하는 행위를 겁맹(劫盟)이라 한다. 전국시대 말기 모수(毛遂)가 초왕(楚王)을 겁박해 동맹을 끌어낸 일도 이와 유사하다. 진(秦)의 침공으로 곤경에 처한 조(趙)의 평원군(平原君)이 초에 구원을 청하러 갈 때 모수가 자천(自薦)해 수행단의 일원이 됐다. ‘모수자천’이다. 회담에서 초왕이 동맹을 거부하자 모수가 나섰다. 그는 허리의 칼을 눌러 쥐며 열 걸음 안에서 왕의 목숨을 취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어서 이해득실을 따져 진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초왕이 동맹에 응했다.




1 1974년 중국 안후이성 루장현에서 관개수로를 파던 중 발견된 오왕광검(吳王光劍). 2500년 전 춘추시대 오왕 합려(광)가 사용했던 칼이다. /사진 중국 안후이 박물원 2 전제가 오왕을 찌르는 장면. 중국 산둥성 지닝시에 있는 무량사(武梁祠)의 벽에 장식된 석각. /사진 바이두



장쉐량(張學良)이 국공합작(國共合作)의 성사를 목적으로 1936년에 장제스(蔣介石)를 가둔 서안사변(西安事變) 또한 겁맹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춘추좌씨전’에는 겁맹 사건은 보이지 않고 조귀(曹?)가 제의 침공을 물리쳤다는 상반된 내용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조귀가 조말과 같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춘추곡량전(春秋穀梁傳)’은 “가에서의 맹약은 조귀의 맹약이다(盟於柯, 曹?之盟也)”라고 하여 동일인으로 보았다.이 사건이 단기적으로는 환공에게 불리했지만, 후일 패업(?業)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 ‘춘추공양전’은 “환공의 신의가 천하에 드러난 것은 가의 맹약부터다(桓公之信著乎天下, 自柯之盟始焉)”라고 했다. 사마천도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서 “가의 맹약을 어기지 않음으로써 창성한 환공이 제후를 아홉 번 모아 패업의 공이 밝게 드러났다(不背柯盟, 桓公以昌, 九合諸侯, ?功顯彰)”고 평가했다. 사마광(司馬光)도 ‘자치통감(資治通鑑)’에서 “신의란 군주의 가장 큰 보물(夫信者, 人君之大寶也)”이라면서 환공이 조말과의 언약을 어기지 않은 일을 난세에 군주의 신의를 드높인 표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조말이 환공을 크게 도와준 셈이다. 명(明) 초기의 시인 고계(高啓)는 ‘영형가(詠荊軻)’의 서두에서 “겁맹은 옳은 행위가 아니니, 조말은 이미 부끄러워할 만하다(劫盟非義擧, 曹沫已可羞)”고 비판했다.전제와 동시대의 요리(要離)도 이름난 자객이다. ‘사기’에는 그 행적이 보이지 않고, ‘노중련추양열전(魯仲連鄒陽列傳)’에 실린 추양의 편지에 ‘요리의 처자 불태움(要離之燒妻子)’이라는 구절만 나온다. ‘춘추좌씨전’ 에는 이름조차 안 보이고, 다만 요리가 찔러 죽였다는 오의 공자(公子) 경기(慶忌)가 오나라 사람에게 살해됐다고 간략하게 기록돼 있다. 요리의 일은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충렴(忠廉)’ 편에 실려서 전해진다.오왕이 경기를 죽일 수 없어 걱정할 때 요리가 나섰다. 오왕이 능력을 의심하자 요리가 말했다. “장부는 용맹하지 않을까 염려할뿐, 어찌 할 수 없다고 걱정하겠습니까? 대왕께서 진실로 도와주신다면 신은 반드시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승낙한 오왕이 이튿날 요리에게 죄를 씌워 처자를 붙잡아 불태우고 그 재를 뿌렸다. 도주한 요리가 위(衛)에 망명해 있던 경기를 찾아가자, 경기가 기뻐했다. 얼마 후 요리가 경기에게 말했다. “오왕의 무도함이 더욱 심해지니 가서 그를 내쫓읍시다.” 경기가 이에 찬동하고 오로 가려고 함께 배를 탔다. 강 한가운데에 이르러 요리가 갑자기 칼을 뽑아 경기를 찔렀다. 물에 빠진 경기가 죽으면서 말했다. “그대는 천하의 국사(國士)요. 이로써 그대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길 빌겠소.”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온 요리에게 오왕이 기뻐하며 나라를 나누자고 했다. 그러나 요리는 그동안 저지른 일로 죽어 마땅하다며 스스로 목을 베어 죽었다.‘오월춘추’는 이 내용을 더욱 덧붙여 거의 소설처럼 서술해 놓았다. 특히 칼에 찔려 물에 빠진 경기가 부하들을 말리는 다음의 말이 황당하다. “이 사람은 천하의 용사다. 어찌 하루에 두 용사를 죽일 수 있는가? 오로 돌아가 그 충성을 기리도록 하라.”전한 말기의 양웅(揚雄)은 ‘법언(法言)’에서 “요리는 처자를 불태워 죽인 자인데 어찌 의롭다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의롭고 의롭지 않음을 떠나 자객이 되기 위해 처자를 불태워 죽이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책을 다 믿으면 책이 없는 것만 못하다(盡信書, 則不如無書)”는 ‘맹자(孟子)’의 말은 이런 기록들 때문에 나왔을 것이다. 여기에서 ‘서(書)’ 는 원래 ‘서경(書經)’을 가리켰지만, 일반적인 책의 의미로 이해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