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나라약국 퀵배송 바로가기:

경북 의성군의 대형 산불 사흘째인 2025년 3월 24일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의 한 마을에 산불이 옮겨붙었다. 연합뉴스


2025년 봄 경북 의성·경남 산청 등지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산림청이 지속해온 숲 가꾸기와 임도 확장이 오히려 빠른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거세다. 2005년 강원 양양 낙산사부터 2022년 강릉 옥계, 2023년 강릉 경포대까지 많은 대형 산불에 맞섰던 이강우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한겨레21에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2025년 3월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3월27일 강한 바람을 타고 12시간 만에 영덕 바닷가에 도달했다.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다섯 개 시·군에 동시하이텍팜주가
다발 화재를 일으켜 사망 27명, 피해면적 10만4천㏊, 주택 4354채를 비롯한 8792동의 시설 피해로 해방 이후 최대 규모의 산불 참사를 기록했다.
최근 15년간 산불 발생 추이를 보면, 2020년대는 2010년대보다 산불피해 면적이 7.8배 증가하고, 대형산불의 횟수 또한 3.7배 늘어났다. 통계적으로 확연하게 대형산불이 늘어나고 키움펀드
있다. 2024년 산림청 산불통계연보를 보면, 평균 산불 면적 역시 2010년대 857㏊(연평균 대형 산불 1.3건)에서 최근 4년간(2020~2024년) 6720㏊(4.8건)로 증가했다.
15년 동안 산불 피해 면적 7.8배로 늘어나
대형산불은 민가와 시설물 피해를 대규모로 동반하는데, 2019년 강원 속초·고성에서 1신용대주
672동, 같은 해 강릉·동해에서 228동, 2022년 강릉·동해에서 407동, 2023년 강릉 경포에서 566동의 주택과 시설물이 소실됐다. 산불이 산림만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산 주위의 마을과 도시에 연속적인 화재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의성~영덕 산불에서는 그 피해가 대규모로 늘어 시설물 8792동이 화재로 소실됐다. 이 현상을 어떻게 산불이라는 단어원유관련주
로 설명할 것인가. 현실은 산불을 넘어 국가적 재난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산불 횟수, 피해면적, 주민 피해, 사망자의 폭발적 증가는 그간의 대책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재난을 바라보는 관점과 대책을 하나하나 재점검할 것을 요구한다.
관점 전환을 위해 우선 대형산불이라고 부르는 재난을 ‘산림 외국인매수주식
대화재’(Wild Mega Fire)라고 바꾸어 칭하기를 제안해본다. 대형산불 대책이 산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면, 산림 대화재 대책은 산림과 더불어 마을과 도시를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산불 대책의 주 대상은 산림이지만, 산림 대화재 대책은 불탈 수 있는 산림과 인접한 모든 시설물을 대상으로 포함한다. 수십 년 산불을 담당한 산림청에서 발간하는 산불통계연보에는 산불로 소실된 임야 면적, 발생시간과 진화시간이 나오지만 주민의 보금자리를 잃은 피해는 나오지 않는다. 통계의 조사 목적이 산림보호에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정책은 산림 대화재로 이 재난을 정의할 때 준비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대형산불의 원인을 건조 강풍에서 찾는 전통적인 분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기후적 요인은 우리가 당장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건조 강풍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순간 이 문제의 해결점은 찾기 어려워지고 정책의 오류가 드러나지 않는다.



경북 의성군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인해 2025년 3월28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가 폐허가 돼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소나무 중심 숲을 불막이 숲으로 바꿔야
산불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이유는 나무가 밑동에서부터 맨 위 잎까지 화염에 휩싸이는 수관화 현상(불이 나무껍질을 타고 나무 꼭대기에 옮겨붙는 현상)과 함께 바람에 불티가 날아가는 비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수관화와 비화는 건조 강풍이 있는 날씨에 소나무와 같이 기름 성분이 많은 잎을 사시사철 달고 있는 침엽수가 탈 때 발생해 불을 확산시킨다. 수관화는 나무와 잎이 한꺼번에 타므로 최대 1000도에 이르는 열이 주변에 엄청난 복사열을 방출하여 불이 순식간에 옮겨붙게 하고, 비화는 불붙은 나뭇가지와 솔방울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 도로와 강을 건너 불을 확산하게 한다. 이와 달리, 가을에 잎을 떨구고 봄에 나온 새잎에 물기를 머금고 있는 활엽수는 수관화와 비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산림경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추진된 소나무 중심의 숲 가꾸기와 산불 확산 경로가 되는 임도 건설과 같은 인위적인 노력이 결과적으로는 불에 타기 쉬운 임야를 만듦으로써 산림 대화재의 탄생에 중요한 원인이 된 측면이 있다. 침엽수 중심으로 가꾸어진 단순림이 건조 강풍만큼이나 중요한 산불 확산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소나무 중심의 조림 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의성에서 영덕까지 이어진 산불 참화의 사례는 또 다른 내륙지방에서 동해안까지 재현될 위험성이 크다.
세 번째로는 국가적 재난이 돼버린 산림 대화재 대응 권한을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전략적 목표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적임 기관에 부여하는 일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육상에서의 재난은 소방이 인명구조의 책임을 맡도록 돼 있고, 화재로 인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는 소방기본법의 목적이다. 산불이 대형화를 넘어 국가적 재앙이 된 상황에서 산림전문조직인 산림청과 재난대응조직인 소방청 두 기관 중 어느 기관이 이 국가적 재난에 대응해 국민의 생존을 지켜주기에 적합한지는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산림 대화재 대책을 협업해 추진하는 것이다. 일단 산불 피해지의 조림과 복구는 산림청, 환경부, 기상청, 지방자치단체가 환경영향평가 등의 사전 절차와 자문회의를 걸쳐 정해진 방향에 따라 수행해야 한다. 또한 산림을 화재에 강한 수종으로 가꾸는 일과 산림 인접 마을에 방화수림대를 만드는 일은 산림청과 지자체가, 산지 주택에 산불로 비화된 불꽃이 떨어졌을 때 초기 소화 가능한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활용할 주민 소방대를 조직하는 일은 소방청과 지자체가 함께 협업해 하나하나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산불 재난 대응은 산림청에서 소방청으로
우리의 산림은 봄철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대화재를 일으켜 소중한 생명을 빼앗고 힘써 일군 소중한 재산을 단기간에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비하지 않으면 의성에서 영덕까지 다다랐던 산불이 또 다른 지역에도 같은 패턴으로 반복될 것이다.(이 글을 쓰는 순간 대구 함지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을 불에 강한 구조로 바꾸는 일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우선 산지마을을 수관화와 비화로부터 지킬 수 있는 방화림, 마을소화전, 농산촌 주택에 소방시설을 설치해나가고 주민소방대를 조직해 주민 스스로가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소방 능력을 향상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많은 전문가가 산림 대화재라는 커다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도 깊게 논의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열린 의사결정 과정을 만들어주기를 희망해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민의 삶을 산불로부터 지키고, 우리 자연을 아름답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강우 강원 원주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