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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지 것 줄게. 혜빈의 꼭 주먹에연극 ‘목련풍선’에서 주인공 분옥(왼쪽)이 목련 나무 앞에 선 모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죽은 손녀의 영혼이 할머니를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 손녀는 손님이 찾아올 거니 잘 대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날 이후 할머니의 집에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죽은 이들을 애도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백색 이미지로 풀어낸 연극 ‘목련풍선’(연출 윤혜진)이 공연 중이다.

연극 ‘목련풍선’에서 주인공 분옥(왼쪽)과 가족들이 갈등을 겪는 모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저금리대환대출 혼자 사는 주인공 분옥(홍윤희)의 집에 큰딸 현정(김광덕)과 작은 딸 현성(윤현길), 사위 상원(이윤재), 손자 태환(김하람)과 막내 손녀 아라(라소영), 죽은 손녀의 애인 영서(권은혜) 등 손님들이 잇달아 방문한다.

이들을 둘러싼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다. 연서는 뺑소니 사고로, 분옥이 가장 사랑 무직자 추가대출 한 가족 영진은 분옥의 집 인근 공장이 배출하는 유독 물질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연서와 영진의 죽음으로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두 사람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해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연극 ‘목련풍선’에서 연주(왼쪽)의 영혼이 영서를 끌어안은 모습. 한국문화예술위 대출금 연체 원회

애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두 사람의 죽음이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뺑소니범은 잡히지 않았고, 영진의 죽음이 공장의 폐수 때문이라는 사실은 은폐돼있다. 인물들은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다. 현성은 문제의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영서는 그를 거부하는 가족들의 가계자금대출 방해로 병원에 입원한 연서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연극 ‘목련풍선’에서 주인공 분옥이 딸과 대화하는 모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은 응어리진 상처를 영혼의 현전과 농협 등록금 비현전으로 표현한다. 분옥과 영서는 연서의 영혼을 계속 만나고 마치 아픈 상처에 자꾸 손이 가듯 그와 대화를 나눈다. 반면 영진의 영혼은 분옥이나 그 누구에게도 나타나지 않는다. 분옥이 “내가 딱하지도 않니. 어떻게 한번을 찾아오지 않느냐”며 원망하지만 묵묵부답이다. 자신의 억울한 죽음이 해명되지 않는 것에 항의라도 하는 것처럼.

죽은 이에 대한 애도는 목련 꽃잎을 부는 행위로 묘사된다. 땅에 떨어진 하얀 목련 꽃잎을 집어 입김을 불어넣으면 그것은 풍선처럼 부풀어오른다. 백색의 이미지는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흰 상여를 들고 구슬프게 상여소리를 부르며 무대와 객석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진중하게 펼쳐진다. 2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연극 ‘목련풍선’에서 상여가 무대를 가로지르는 모습. 한국문화예술위원회